열여덟 살 생일이 두려운 아이들이 있다.
보육원, 그룹홈, 위탁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만 18세가 되면 보호가 종료된다. 법적으로 성인이 됐다는 이유다. 그러나 부모가 있는 아이들은 성인이 돼도 집이 있고 밥이 있고 기댈 사람이 있다. 보호종료아동은 그날부터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한다. 자립 준비가 됐는지와 무관하게 시스템이 문을 닫는다.
보건복지부 자료 기준 매년 약 2,500명의 아동이 보호 체계를 떠난다. 이들이 홀로 마주하는 세상은 가혹하다.
열여덟 이후의 현실
보호종료아동에게는 자립정착금과 일정 기간의 자립 지원이 제공된다. 자립정착금은 지자체마다 다르지만 평균 500만 원 내외다. 여기에 주거 지원, 취업 연계, 사례 관리 서비스가 붙는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 지원은 얇다. 500만 원은 서울에서 보증금조차 되지 않는다. 주거 지원 시설인 자립지원관의 수용 인원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취업 연계 프로그램은 있지만 단순 일자리 중심이고, 지속적인 사례 관리를 받을 수 있는 기간도 한정적이다.

보호종료아동의 자립 실태는 수치로 드러난다. 보호 종료 후 수년 내 빈곤, 실업, 노숙을 경험하는 비율이 일반 청년에 비해 현저히 높다. 범죄 피해와 가해 모두에서 더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준비되지 않은 자립이 만들어내는 결과다.
가족이 없다는 것의 무게
보호종료아동이 겪는 어려움의 핵심에는 관계망의 부재가 있다.
취업에 실패해도 잠시 돌아갈 집이 없다. 아파도 걱정해줄 가족이 없다.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조언을 구할 어른이 없다. 이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이 경제적 어려움보다 더 근본적인 취약성이다.
보호 기간 동안 시설 내에서 맺은 관계도 보호 종료와 함께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 담당 사회복지사가 바뀌고, 함께 자란 아이들도 각자 흩어진다.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도시의 새로운 방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한다.

멘토링 프로그램, 자립 지원 전담 인력 확충, 보호 종료 후에도 연결이 유지되는 사후 관리 체계. 필요한 것들은 분명하다. 실행의 규모와 지속성이 문제다.
보호 연장과 제도의 방향
2023년부터 보호아동의 보호 종료 연령이 만 18세에서 만 24세까지 연장 신청이 가능해졌다. 본인이 원하면 더 오래 보호 체계 안에 머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긍정적인 변화다.
그러나 연장 신청을 본인이 해야 하고, 시설의 수용 여건에 따라 실제 연장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제도가 있다고 자동으로 보호가 이어지지 않는다. 아이가 먼저 요청해야 한다는 구조 자체가 이미 부담이다.
열여덟에 보호가 끝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보호가 끝난 이후에도 이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립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국가가 부모를 대신했다면, 그 책임은 열여덟 생일로 끝나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