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배경 아동:한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인이 아닌 아이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어로 자랐지만 한국인 취급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다문화 가정 자녀, 미등록 이주민 자녀, 난민 가정 아동. 이들은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고 같은 급식을 먹는다. 그러나 제도 안에서의 위치는 다르다. 국적, 체류 자격, 부모의 법적 지위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교육과 복지의 범위가 갈린다. 태어난 환경을 선택하지 않은 아이들이 그 환경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다.

2023년 기준 국내 다문화 학생 수는 18만 명을 넘어섰다. 전체 학생의 3%를 넘는 수치다. 더 이상 소수의 문제가 아니다.


다문화 가정 아동이 학교에서 겪는 것

다문화 가정 아동의 학업 중단율은 일반 학생보다 높다. 언어 장벽, 문화적 차이, 또래 관계의 어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부모 중 한 명이 한국어가 서툰 경우 가정에서의 학습 지원이 어렵고, 학교 생활 적응에도 영향을 미친다.

학교 현장에서 다문화 학생을 지원하는 제도는 있다. 다문화 교육 지원 교사, 이중언어 강사, 한국어 학급 운영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학교마다 지원 수준이 다르고, 농어촌 지역이나 소규모 학교에서는 이런 자원이 아예 없는 경우도 많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다문화 학생을 특별 관리 대상으로 분류하는 시선 자체다. 지원을 받는 것이 다르다는 표시가 되는 구조에서 아이들은 스스로를 일반 학생과 다른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지원이 낙인이 되는 역설이 여기서도 반복된다.


미등록 이주민 자녀의 더 깊은 공백

다문화 가정 아동보다 더 취약한 위치에 있는 아이들이 있다. 미등록 이주민, 즉 불법 체류 상태의 부모를 둔 자녀들이다.

교육은 그나마 보장된다.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체류 자격과 무관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다. 그러나 의료와 복지는 다르다.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아파도 병원에 가기 어렵다. 부모가 단속을 두려워해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못하는 경우가 실제로 발생한다.

이 아이들은 한국에서 나고 자랐음에도 법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에 가깝다. 출생신고조차 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 국적도, 체류 자격도, 사회보장번호도 없는 아이. 제도의 완전한 바깥에 놓인 존재다.


난민 아동, 가장 긴 대기

한국의 난민 인정률은 1% 내외로 세계 최저 수준에 속한다. 난민 신청 후 심사까지 수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그 기간 동안 난민 신청자 가정의 아이들은 불안정한 체류 상태 속에서 학교를 다닌다.

난민 신청자는 취업이 제한되고, 의료급여 수급이 어렵고, 주거 지원도 한시적이다. 부모의 불안정한 상황은 아이의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수년 동안 아이는 자란다. 그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태어난 곳이 운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주 배경 아동 문제는 이민 정책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아동 권리의 문제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모든 아동이 차별 없이 교육, 의료, 복지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명시한다. 한국은 이 협약을 비준했다.

협약의 문구와 현실 사이의 거리가 지금 이 아이들이 살고 있는 공간이다. 부모의 국적, 체류 자격, 법적 지위가 아이의 권리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 한국에서 자라는 아이라면 어떤 배경을 가지든 최소한의 교육과 의료와 안전을 보장받아야 한다.

다문화 사회는 선택이 아니라 이미 현실이다. 그 현실을 받아들이는 속도보다 아이들이 자라는 속도가 더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