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노인 돌봄 시스템은 요양보호사 없이는 단 하루도 돌아가지 않는다.
2023년 기준 전국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자는 230만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인원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자격은 있지만 일을 그만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고령화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인데, 정작 노인을 돌볼 사람들이 현장을 떠나고 있다. 이 모순의 중심에는 구조적으로 방치된 돌봄 노동의 현실이 있다.
요양보호사가 받는 돈은 얼마인가

요양보호사의 평균 월급은 2024년 기준 약 180만~220만 원 수준이다. 시간제 근무가 많아 실수령액은 이보다 낮은 경우도 흔하다. 최저임금 수준이거나 그에 근접한 급여를 받으면서, 노인의 식사·배변·목욕·이동을 전담하는 일을 한다.
문제는 임금만이 아니다. 요양보호사 대부분은 감정노동과 신체노동을 동시에 수행한다. 치매 어르신의 돌발 행동, 보호자의 민원, 낙상 사고에 대한 책임 압박까지 고스란히 감당한다. 산업재해 발생률이 전체 직종 중 상위권에 속하지만, 산재 신청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현장에 팽배하다.
왜 이 구조가 바뀌지 않나
요양보호사의 급여는 장기요양보험 수가 체계에 묶여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정한 수가 안에서 시설과 기관이 운영되기 때문에, 개별 사업주가 임금을 올리고 싶어도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
수가를 올리면 된다는 논리는 맞지만, 그게 곧 장기요양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다. 결국 돌봄 노동자의 처우 개선은 매번 논의는 되지만 실질적인 변화는 더디게 움직인다.

여기에 돌봄 노동에 대한 사회적 저평가가 더해진다. 돌봄은 오랫동안 여성의 무급 가사노동 연장선으로 여겨져 왔다. 전문 자격이 필요한 직종임에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로 인식되는 경향이 남아 있다. 이 인식이 처우 개선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벽이다.
돌봄 인력 부족은 이미 시작됐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35년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30%를 넘어선다. 10명 중 3명이 노인인 사회가 10년 안에 온다. 그때 필요한 요양보호사 수는 지금보다 훨씬 많다.
그러나 지금 추세라면 인력은 오히려 줄어든다. 힘들고 저임금인 직종에 새로 진입하려는 사람이 많지 않고, 기존 인력의 이탈은 계속되고 있다. 외국인 돌봄 인력 도입 논의가 나오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하지만 언어와 문화 차이로 인한 돌봄의 질 문제, 내국인 노동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뒤따른다.

근본적인 해법 없이 외국인 인력으로 구멍을 메우는 방식은 문제를 뒤로 미루는 것에 불과하다.
돌봄을 사회가 책임진다는 것의 의미
돌봄은 개인이 알아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누구나 늙고, 누구나 돌봄이 필요한 순간이 온다. 그 순간을 가족의 희생이나 저임금 노동자의 헌신으로만 버티게 하는 사회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요양보호사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은 단순히 한 직종의 임금 문제가 아니다. 고령 사회를 버티게 해줄 사회 인프라를 유지하는 문제다. 돌봄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으면, 그 대가는 결국 돌봄이 필요한 모든 사람이 치르게 된다.

